최근 철원군이 이동제한명령을 어겨 구제역을 옮겼다는 이유로 세종시 양돈농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대법원으로부터 기각되자 정부가 양돈농가에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 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동제한명령을 어겨 감염병 피해를 야기한 농가에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가축전염병 예방법에는 이동제한명령을 위반한 농가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손해배상청구와 관련된 법 조항은 없다.
농식품부는 구제역과 ASF 등 가축 감염병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 예방법의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 같은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철원군이 세종시에서 축산업을 하는 A씨 등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대법원이 “이동제한 명령은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며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내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게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고 개정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농가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농가들은 “ASF나 구제역 방역조치 대부분이 농가 규제뿐인 상황에서 이번 법 개정 또한 농가입장에서는 규제가 늘어나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가도 “병에 걸린 것을 알면서도 돼지를 이동하는 농가는 없다”며 “단순히 법만 개정하는 것이 아닌 농가 현실에 대한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