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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도체 등급제 폐지하거나 자율로 전환해야”

‘돼지고기 소비활성화와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한돈산업 발전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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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돼지고기 구매시 가격 41% 브랜드 29% 순

 단기비육사육 특성상 개체별 변별력 품질 차별성 미미

 삼겹살 육질테스트 결과 등급과 소비자 선호도 달라

“등급판정수수료 70억…품질 향상 가축개량 효과 낮아”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가 주최하고 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이 주관한 ‘돼지고기 소비활성화와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한돈산업 발전 토론회’가 최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돈산업 관계자들은 현재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돼지도체 등급제를 폐지하거나 자율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주제 발표에 나선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돼지도체 등급판정 제도 개선’을 통해 “2021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결과 57%만이 돼지등급제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가운데 실제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가격(41%)과 브랜드(29%)로 등급판정기준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돼지는 소와달리 단기비육사육 특성상 개체별 변별력과 품질 차별성이 미미해 지금과 같은 등급기준의 일괄적인 의무적용이 오히려 다양한 소비시장 변화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돼지등급제가 당초 등급판정의 목적인 소비자의 구매기준 제시와 돼지의 품질향상, 가축개량에 미치는 기여도와 성과가 극히 미흡한 만큼 소비자들이 충분한 유통정보를 가질 수 있도록 등급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급제별로 가격 변별력이 확실한 소와 달리 돼지는 등급기준이 가격 차이로 나타나고 있지 않아 실제 소비시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용철 한국육류수출협회장은 “2020년 돼지의 등급별 출현율과 가격을 분석한 결과 1등급 평균가격이 1+등급보다 4원 높은 평균 5045원에 팔렸다”면서 “특히 흑돼지의 경우는 2등급 가격이 1+등급보다 높은 가격 역전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등급기준이 변별력이 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등급에 따른 소비자의 삼겹살 육질테스트 결과에서도 등급과 소비자의 선호도는 다르게 확인됐다.

 

김용철 회장에 따르면 삼겹살에 대한 육안 평가 결과 71.7%가 1등급 삼겹살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데 이어 두 번째 선호도는 21.7%로 2등급이었고, 1+등급 선호는 6.6%에 그쳤다. 육질(맛)에 대한 평가에서도 1등급이 43.5%로 선호가 가장 높았고, 1+등급(36.9%)과 2등급(16.9%) 순으로 나타났다.

 

김용철 회장은 “지난해 양돈농가들이 지급한 등급판정수수료는 70억원 규모였지만 등급판정 목적인 품질향상과 가축개량 효과는 물론 소비자들의 구매지표로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의무제로 실행되고 있는 돼지등급제를 ‘자율’로 바꾸고, 복잡한 등급제도 단순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종합토론에 참석한 한돈업계 관계자들도 돼지등급제 개선에 한 목소리를 냈다.
김도영 한돈육가공업체인 백두대간 대표는 “전 세계에서 돼지등급제도를 의무화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않은 현실에선 업체 자율 시행으로 바꾸고, 정상육과 비정상육 수준으로 간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력제 때문에 농장별로 분류해 작업해야 하는 상황에서 돼지등급제 때문에 또다시 지육을 구분해 가공해야 해서 미생물과 기타 오염물질의 노출 우려만 커지고 있다. 이력제와 등급제가 오히려 돼지고기 위생수준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소비시장에선 맛의 중요한 구성성분인 ‘지방’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행 돼지등급제에선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범권 ㈜선진 총괄사장은 “현행 돼지등급제의 등지방두께가 15~28mm로 한정되어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28mm 이상에 상당부문 도달해있다. 하지만 지금의 등급판정제도로 28mm 이상은 2등급으로 전락할 뿐”이라면서 “한국의 양돈산업에서 구이문화를 선도하지 않으면 산업을 지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 만큼 등지방 두께의 폭을 넓히고 등급의 용어도 가치중립적인 걸로 바꾸어 소비자들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등급판정 목적인 품질향상과 가축개량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기계등급판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광욱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은 “8년전 안성LPC에서 설치한 자동기계등급판정 자료가 축적되면서 소비자와 유통업체들이 선호하는 돼지의 품질 자료로 상당부문 활용되고 있다”면서 “거점 도축장부터 자동등급판정기기를 도입해 데이터를 근간으로 한 사양관리와 품질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 역시 돼지등급제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 보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식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소비자 기호, 양돈산업의 여건들이 변화되면서 다양한 요구에 대한 보완 요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방적인 부분이 아니라 소비자 기호에 맞추면서 한돈산업의 틀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축산과학원을 통한 연구용역이 2025년까지 추진될 예정인 가운데 소비자의 요구, 한돈산업이 가야할 방향, 생산자, 유통업계의 모든 목소리를 수렴해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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