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생산성 향상이 탄소중립 실현과 양돈산업의 지속 가능에 모두 기여하는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전다연 연구사는 최근 ‘양돈산업과 탄소중립, 둘 다 지키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다연 연구사는 “돼지의 경우, 어미돼지가 낳은 새끼돼지는 육성기를 거쳐 비육돼지가 되어 출하 체중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한돈팜스에서 발표한 ‘2020년 전산성적 2022년 수급전망’에 따르면 태어난 돼지의 14.1%가 출하되기 전에 폐사한다. 즉 어미돼지 100만 마리가 1년에 각각 21마리의 새끼를 낳더라도 약 300만 마리는 중도에 사라진다는 이야기다”고 전제했다.
전 연구사는 “그렇다면 어미돼지가 낳는 새끼 수가 증가하고 어린 돼지들이 비육돼지가 되는 약 6개월 동안 폐사 없이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어떨까. 현재와 같은 양의 육류 생산을 목표로 하면 어미돼지의 사육 수를 줄일 수 있고 농가 소득은 유지하되 사료비, 분뇨처리비 등 각종 경영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 연구사는 이어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작년에 발표한 ‘축산업 환경영향 분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MSY를 17.9마리(2020년 기준)에서 20마리로 높일 경우 10만 마리의 어미돼지 수를 줄일 수 있으며(10%↓), 어미돼지에 투입되는 사료를 12만 톤 줄여 양돈산업 전체적으로는 1년에 714억원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분뇨 배출량은 49만톤(10.7%↓), 온실가스 배출량 3만5000톤CO2eq(10.7%↓), 냄새 유발 물질 배출량은 2000톤(10.9%↓) 감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MSY를 농업 선진국 수준인 25~30마리까지 향상시킨다면 효과는 그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사는 또 “한돈협회에서는 올해 4월 ‘한돈산업 탄소중립을 위한 배출량 분석 및 대응 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해 한돈산업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에 민감한 농축산업의 산업적 특성을 고려할 때 생산성 피해를 최소화하며 온실가스 저감을 동시에 달성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감축 수단으로 생산성 향상과 고효율 에너지 설비 분야를 지목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전 연구사는 “물론 돼지의 생산성을 단기간에 극적으로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새끼돼지수(산자수)를 높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유전적 개량, 적절한 영양분 급여, 사양 및 번식관리, 돈사의 위생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생산성을 단순히 농가의 경제적 이득을 위한 것으로만 한정짓지 말고 범지구적 환경 문제, 즉 기후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에 책임감을 가지고 정부기관, 국민, 농가가 협력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