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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축산

[사설] 축산말살정책에 농가들은 분개한다

축산은 국민 먹거리의 근간이다. 2021년 기준 1인당 육류소비량은 54.3kg으로 쌀 소비량 56.9kg에 버금간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수입망령 반(反)축산 정책을 일삼고 있다. 


FTA발효에 따라 수입축산물이 범람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이미 무관세로 밀려 들어오고 있다. 국가가 방치한 식량자급기반은 붕괴 직전이다. 지난 2년간 30% 이상 폭등한 사료가격도 농가들이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 아무리 오른다 한들 돼지를 굶길 수가 없지 않은가.


축산물은 국민들이 즐겨먹지만, 축산농민들은 철저히 무시당하며 방치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마다 수입을 적극 장려하는 것뿐이다. 최근 물가안정을 빌미로 수입축산물에 대해 무관세를 확대하는 조치는 축산농가를 분노케 하고 있다. 군장병의 건강과 체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군급식마저 수입산으로 도배하고 있다. 이 정신나간 축산말살정책에 전국 축산농가들이 어떻게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겠는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무역을 위시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현재 식량전쟁 시대에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람은 반도체나 기름이 없어도 살지만, 식량이 없으면 죽는다. 똑똑한 선진국들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인식, 식량안보태세를 굳건히 하고 있다. 반면, 우리 축산농가들은 국가 전체의 이익이라는 허울뿐인 명분 아래 FTA 등 대외무역에서 늘 피해를 입었다. 


이뿐 아니라 검역과 같은 비관세장벽 완화, 무관세 TRQ 확대, 군납 수입산 장려 등 굴욕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무역이득공유제 등 피해보전 약속은 저버리기 일쑤다. 식량전쟁 시대, 이미 축산강대국의 식민지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농식품 국내생산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84.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도 아는 식량자급의 중요성을 정부당국자만 모르고 있는 현실에 축산농가들은 분개하고 있다. 농정이 표류하고 농민이 피해를 입더라도 정부정책이 절대 선(善)인양 밀어붙이는 것이 바로 농정독재다. 반복되는 축산홀대는 정권을 막론하고 고위 국정지도자들의 자국 농축산업에 대한 철학부재와, 축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알지 못하는 천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 당국자의 성찰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