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농장에서 전실이 없으면 사흘만에 돈사 내부로 각종 병원체가 침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주가 지나면 20m 안까지 확산돼 사실상 돈사 전반이 오염됐다. 반면 전실을 제대로 갖춘 돈사의 경우 전실에 들어온 병원체가 전실 내부 돈사까지 확산되지 않았다.
전북대 조호성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제45차 한국동물위생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돼지농장 2곳에서 전실 유형별로 3개 돈사를 선정했다. 3개 돈사 모두 육성비육 구간이었다.
‘전실O(pigpen with anteroom)’ 돈사는 표준적인 전실을 구비한 곳이다. 돈사에 들어가기 전에 별도의 공간이 충분하고, 중간에 낮은 칸막이를 설치했다. 작업자가 외부 신발을 벗고 칸막이를 넘어가 내부 전용 신발로 갈아신는 구조다.
‘전실△(pigpen with modified anteroom)’은 돈사 환경상 불완전한 형태의 전실을 설치한 곳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돈사는 이중문을 설치하긴 했지만 너무 좁아서 칸막이를 둘 수 없고, 발판 소독조만 둔 형태였다.
‘전실X(pigpen without anteroom)’은 별도의 전실 없이 바로 돈방이 노출된다.
연구진은 이들 3개 돈사의 출입공간 바닥에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PRRSV), 돼지열병 바이러스(CSFV), 돼지유행성설사병 바이러스(PEDV), 돈단독균 등 주요 병원체 4종을 뿌렸다. 이후 15일까지 돈사 내부로 얼마나 확산되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실O 돈사에서는 초기에 1m까지만 확산되다 점차 사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조 교수는 “1m는 전실내부 공간에 머무른 것”이라며 “이것도 전실을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실X 돈사에서는 하루이틀만 지나도 돈사 내부(3m 이상)로 병원체가 확산됐다. 15일째가 되면 10~20m 지점에서도 검출돼 사실상 오염됐다. 불완전한 형태의 전실을 둔 전실△ 돈사에서도 전실X만큼은 아니지만 병원체 유입 양상을 보였다.
조 교수는 “불완전한 전실에서는 결국 돈사 내부로의 병원체 침입을 막을 수 없다”며 “실험에서는 15일까지 측정했지만 이후로 더 확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