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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제대로 접종하면 구제역 막을 수 있다”

수의사 접종지원 확대, 농장전담수의사 제도 등 체계 필요
소 50두 이상 전업농 구제역 백신 자가접종 의존은 문제

구제역 백신 자가접종과 과태료부과 정책으로는 구제역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와 한국돼지수의사회는 최근 ‘구제역 등 제1종 가축전염병 방역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목소리를 냈다.

 

한국돼지수의사회 관계자는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면 구제역을 막을 수 있다”면서 “수의사 접종지원 확대, 농장전담수의사 제도 등 수의사가 접종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임상·돼지수의사회는 구제역 발생이 예고된 실패라는 점을 지목했다. 백신접종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야외주 구제역 바이러스 존재를 시사하는 NSP항체 양성사례도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우제류 사육농가에서의 구제역 발생은 2019년 이후 4년만이지만, 그간 NSP 항체 검출사례는 계속 나왔다. 2020년 강화, 2021년 홍성에 이어 2022년(7농장 91두), 2023년 2월(4농장, 7두)에도 NSP 항체가 검출됐다.

 

NSP 항체는 야외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의 흔적을 나타낸다. 돼지수의사회 관계자는 “백신을 반복적으로 접종한 경우에 나올 수 있다고 하지만, NSP항체가 특정 지역이나 농장에서만 검출된 것을 보면 야외주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 50두 이상 전업농의 구제역 백신을 자가접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축협에서의 백신 구입기록만 남기고 실제로는 접종하지 않거나, 일부 개체에만 접종하고 해당 개체만 채혈하도록 하는 방식 등으로 SP항체 모니터링을 피해간다는 것은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지적이다.

 

양 단체는 “농축협 동물병원에서의 구제역 백신 단순 배포와 구제역 감염항체(NSP) 양성 건이 발생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 단체는 과태료 정책보다 실제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정책 방향성을 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에 의해 접종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돼지수의사회 관계자는 “현행 자가접종 및 SP항체 모니터링으로는 유통·접종까지 잘됐는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면서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