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과학원, 악성질병에 의한 멸종 위험 우려
경남 함양·제주에 동결 유전자원 분산
제주흑돼지 등 천연기념물 가축 유전자원이 중복 보존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가축의 동결 유전자원을 생산해 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경남 함양군)와 제주도 축산진흥원에 중복 보존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가축유전자원을 중복 보존하는 이유는 천연기념물 가축을 살아있는 동물(생축)로만 보존할 경우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 등 악성질병에 의해 멸종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씨가축의 정자, 난자, 수정란, 체세포 등을 살아있는 형태로 동결해 영하 196도(℃)의 액체 질소 탱크에 넣으면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 가축을 영구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가축의 종류에 따라 동결 방법과 생존율이 달라 고도의 동결 및 보존 기술이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17년 12월 문화재청, 제주도 축산진흥원과 천연기념물 가축유전자원 관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천연기념물 가축 유전자원 영구 보존을 위해 노력해 왔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18년부터 천연기념물 가축의 동결 유전자원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5축종 7계통에서 총 153마리 2031점의 동결정액을 확보했다.
천연기념물 지정 가축 5품종 7계통은 △진도의 진도개(천연기념물 제53호) △연산 화악리의 오계(제265호) △제주의 제주마(제347호) △경산의 삽살개(제368호) △제주흑돼지(제550호) △경주개 동경이(제540호) △제주흑우(제546호) 등이다.
천연기념물 가축 동결정액 가운데 86마리 969점은 제주도 축산진흥원에 중복 보존했으며, 유사시 유전자원 복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천연기념물 가축의 동결 유전자원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가축(생축)도 중복 보존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보존하고 있던 제주흑돼지 7마리(암퇘지 5마리, 수퇘지 2마리)를 가축유전자원센터로 이송했다. 가축유전자원센터에서는 제주흑돼지 생축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동결정액 생산 등 국가유전자원 보존 연구도 추진할 방침이다.
제주흑돼지는 제주 고유의 재래가축으로 육질이 뛰어난 흑돼지를 개발하는 데 꼭 필요한 품종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 김성우 농업연구사는 “천연기념물 가축 유전자원의 보존 체계 구축을 통해 악성질병 등에 따른 멸종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로서 가치를 지닌 천연기념물 가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